농식품부 ‘한심한’ 사업지침…‘책상머리 저탄소농업’에 한숨(2026.03.06, 농업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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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73회 작성일 26-03-10 11:01본문
백종수 기자 입력 2026.03.06. 10:40 수정 2026.03.06 14:56
벼 못자리용 ‘바이오차 상토’ 졸속 추진
헥타르당 3400원 지원, “누가 하겠나?”
바이오차 0.5% 상토 제품은 아예 없어
상토 비료공정규격 개정 지연도 ‘발목’
바이오차는 토양개량제, 비료, 원예작물 배지 등 쓰임새가 다양하고 그 기능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탄소를 토양에 고착함으로써 탄소배출을 줄이는 기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올해 처음 도입한 벼 못자리용 ‘바이오차 상토’ 관련 ‘저탄소농업 프로그램 시범사업’ 이 터무니없는 지원책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농업인들은 시행지침대로라면 누가 사업을 신청하겠냐 반문하며 현장과 동떨어진 ‘책상머리 저탄소농업’ 이라고 힐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월 ‘2026년 저탄소농업 프로그램 시범사업(경종) 사업시행지침(바이오차 상토)’ 을 마련하고 2월 4일부터 27일까지 전국 시·군을 통해 사업신청을 받았다.
저탄소 영농활동 활성화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이바지하기 위해 마련한 이 사업은 농업인이 바이오차가 함유된 수도용 상토 활용 시 재료비와 활동비 등 필요비용을 지원하겠다는 사업이다.
지난해 중간 물떼기, 논물 얕게 걸러대기, 바이오차 투입, 가을갈이 등 농업인의 저탄소농업 이행 활동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 추가로 벼 못자리용 바이오차 상토에 대해서도 활동비 지원이 이뤄지게 된 것.
문제는 바이오차 상토 활동비 지원기준과 단가가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되면서 국비 4억 원의 시범사업 추진 자체가 불투명해졌다는 점이다.
시행지침에 따라 산정해보니 헥타르당 3395원을 지원받게 된다. 신청요건인 15헥타르 이상 기준에 맞춰 계산해도 5만1000원에서 몇 푼 빠지는 수준이다. 바이오차 국비 사업이기에 영상 촬영, 서류구비 등 증빙 활동에 드는 품만 해도 만만찮기에 현장에선 황당해하고 있다.
전북지역 A 영농조합 ㄱ 씨는 “농업기술센터에서 사업안내를 해줘서, 바이오차 상토가 괜찮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어서 일단 신청은 했는데 지원 단가를 보고 황당했다” 라며 “조합원들에게 내용을 설명하고 포기할지 그냥 진행할지 결정할 것” 이라고 했다.
전남지역 B 군청의 ㄴ 씨는 “국비 100% 지원이라서 기존에 해오던 벼 육묘용 상토 사업예산을 좀 줄일 수 있을까 했는데 내용을 보고 낙담했다” 라며 농어촌공사 담당 부서에 확인 차 전화했으나 모판작업에 ‘추가활동’ 을 들이는 것이 아니기에 재료비만 지원하는 것이란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실제로 농식품부 농촌탄소중립추진팀이나 농어촌공사 환경관리처 담당자는 작년과 재작년 바이오차 투입 사업은 논에 직접 살포해야 하는 추가활동이 있기에 활동비를 헥타르당 36만 원 정도 책정한 것이고, 이번 사업은 바이오차 상토 제품을 가져다‘원래 하던 대로 하는 것’이기에 저탄소농업 활동이 추가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답변했다.
벼 못자리용 상토 지원 사업이나 육묘용 상토 지원 사업 등 ‘유사 사업’ 규정도 시범사업을 가로막는 규제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지침은 시·군 담당자가 ‘동일활동’ 인지 확인 후 접수하도록 했다. 지방정부 지원을 받고 있으면 바이오차 상토 사업신청 자체가 안 된다는 얘기다.
충남지역 C 농협 ㄷ 씨는 “정부 사업지침은 바이오차 상토 사업을 하지 말란 얘기나 다름없다” 라며 공동 육묘도 많고 상토를 지원하는 곳도 적잖은데 누가 굳이 최저시급도 되지 않는 지원금 받으려고 쓸데없이 신청하겠냐고 반문했다.
더 큰 문제는 바이오차 0.5%를 함유한 상토 제품이 시중에 없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정밀하게 계량해도 0.5% 함량을 맞추기 쉽지 않기 때문에 정부 기준에 맞는 바이오차 상토 제품을 만들기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로 농업인들은 제품을 구해보려 백방으로 알아봤는데 찾질 못했다고 했다.
상토는 대개 40리터 혹은 20리터가 1포 단위다. 상토 부피를 무게로 환산할 경우 대략 3.3대1로 추산하면, 40리터 1포 무게는 약 12.5킬로그램이다.
농식품부 시행지침에도 1헥타르당 40리터(12.5킬로그램) 28포로 계산해 바이오차 1.75킬로그램이 들어가고, 1킬로그램당 1940원을 활동비(재료비)로 지급한다고 돼 있다.
상토 1포 무게 12.5킬로그램의 0.5%면 63그램이다. 다시 부피로 환산하면 상토 40리터 1포에 약 200밀리리터의 바이오차가 들어가는 셈이다. 제대로 섞기도 쉽지 않거니와 1헥타르 약 300개 모판에 상토 1120리터를 나눠쓰면 모에 따라 들쑥날쑥 바이오차가 있는 곳 없는 곳 균일하지 않기 쉽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차 생산 기업도 극소수인 데다 입자가 흙이나 비료 알갱이보다 큰 바이오차를 10%도 아니고 5%, 1%도 안 되는 0.5% 함량으로 맞춰 상토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라며 정부가 터무니없는 단가로 지원하겠다는 바이오차 상토 제품이 아예 나올 수 없는 구조라고 했다.
지난해 논에 바이오차를 직접 투입한 김제의 ㄹ 씨는 “바이오차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극소량이 들어간 상토는 균일성을 맞추지 못한다는 사실도 모르고, 그런 제품이 아예 없다는 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책상에 앉아 계산기만 두드린다고 저탄소농업이 저절로 되는 거냐” 라고 말했다.
한편 농촌진흥청 관할의 비료공정규격 개정이 미뤄지면서 이 사달이 났다는 지적도 있다. 바이오차 상토의 저탄소농업 효과가 입증된 만큼 바이오차 함량 10%∼30% 상토를 하루빨리 공정규격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백종수 기자 [email protected]
<2026. 03. 06, 농업인신문 기사내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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